ASML, 다시 나타난 지정학적 리스크 [돈 되는 해외 주식]

ASML, 다시 나타난 지정학적 리스크[돈 되는 해외 주식]

네덜란드 ASML 직원들과 최첨단 반도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하이 NA EUV(극자외선) 노광(빛을 쏴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작업)장비’. 사진=ASML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에 따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의 중국향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ASML의 회계연도 2분기 중국향 장비 매출 비중은 4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관련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은 노광 장비에 대한 대안이 없는 만큼 규제 범위 내의 최고 사양 장비 구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5년 성장의 주요 동력은 파운드리 선두 업체들을 타깃으로 하는 고개구율 극자외선(High-NA EUV) 장비인 만큼 중국 매출 비중은 감소할 것이다.

ASML은 수주 잔고 내 중국 비중은 20% 내외이며 2024년 극자외선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리소그래피 기술(Non-EUV) 제품군에 대한 매출 비중이 2023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2분기 회계연도 실적은 매출액 62억4000만 유로, 영업이익 18억3000만 유로로 컨센서스 매출액 60억 유로, 영업이익 16억9000만 유로를 모두 상회했다. 하지만 3분기 회계연도 가이던스는 매출액 67억 유로에서 73억 유로로 컨센서스 75억 유로 대비 소폭 하회했다. 2024년 실적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유지되며 매출총이익률(GPM)은 소폭 감소로 유지했다. 극자외선(EUV) 매출 인식 대수는 전년 대비 유사하고 1~2대의 High-NA EUV가 포함될 것이라 밝혔으며 2025년 매출액 가이던스로 300억 유로에서 400억 유로를 제시했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10.9%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3분기 회계연도 가이던스가 컨센서스 대비 소폭 하회했으며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가 확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ASML뿐만 아니라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았던 장비사들 KLA, LRCX, AMAT, TEL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ASML의 주요 성장동력은 High-NA EUV 장비인 만큼 우려 대비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주가의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된다. FY1Q24 실적 발표 당시 신규 수주 금액 감소에 따른 주가 하락과 마찬가지로 금번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ASM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로, 특히 리소그래피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기업이다. 리소그래피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SML의 기술은 반도체 칩을 더욱 작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전자 기기들의 성능 향상과 소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ASML의 주요 제품은 EUV 리소그래피 장비로, 이 장비는 매우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하여 매우 정밀하고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새길 수 있다. 이는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많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ASML의 EUV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ASML은 듀플-다중 패터닝(DUV) 리소그래피 장비와 같은 Non-EUV 기술도 제공한다.
주요 고객으로는 인텔, 삼성,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있다.

차용호 LS증권 애널리스트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