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장도 멈췄다"…MS 발 IT 대란에 뉴욕증시 내리고 비트코인 뛰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11% 폭락
비트코인은 5%이상 급등

홍콩 익스프레스항공 승객들이 홍콩 국제공항 카운터에 줄을 서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19일 미국과 유럽, 인도, 호주 등에서 항공기 운항이 멈춰서고 통신, 방송, 금융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00여 편의 미 국내외 항공편이 결항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32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부 생산라인도 멈췄다. 이날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테슬라의 네바다 공장과 텍사스 공장 일부 설비 전자기기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돼 일부 직원을 일찍 귀가시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전기차 시장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린 관련 글에 “이것이 자동차 공급망에 발작을 일으켰다”는 댓글을 달았다.

'글로벌 IT 대란'의 원인으로 보안 플랫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패치 오류가 지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2만곳 이상 고객을 가진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가 MS 운영체제와 충돌한 탓에 이를 사용하던 서버와 PC가 작동을 멈췄다는 것이다.

세계 IT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든 원인으로 지목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개장과 함께 전일 대비 11%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IT 대란 속에서도 별다른 오류 없이 정상적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1% 가까이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7.49포인트(-0.93%) 내린 4만287.5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39.59포인트(-0.71%) 내린 5505.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44.28포인트(-0.81%) 내린 1만7726.9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은 5% 이상 급등하며 6만7000달러 선을 넘겼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3시 42분(서부 낮 12시 42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62% 급등한 6만7127달러(9334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6만7000달러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38일 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최악의 IT 장애의 완전 복구에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보안공학 교수인 스티븐 머독은 많은 조직이 신속히 장애를 복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머독 교수는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기 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원격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따라서 사람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IT 대란을 촉발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조지 커츠 CEO는 "많은 고객이 시스템을 재부팅하고 있으며, 우리 쪽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상 운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시스템은 자동으로 복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상화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MS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및 업계 전반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이 안전하게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도록 기술 지침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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