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날벼락”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일파만파

서울 강남 신사동 티몬 본사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e커머스) 기업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들에 이어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원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주요 여행 업체에 이어 롯데백화점과 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 SK스토아·공영홈쇼핑·홈앤쇼핑·신세계라이브 등 T커머스 기업들이 최근 티몬과 위메프를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여행사와 유통 업체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까지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한 이유는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몬과 위메프 측이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판매자들에게 빠르고 안전한 대금 지급을 지원할 수 있도록 8월 중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제3의 금융 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안전하게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지만 판매자 및 이미 결제를 완료한 소비자 입장에서의 불안감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휴가철을 목전에 두고 여행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의 불편 및 불안감 역시 가중되고 있다. 여행사 중 일부는 이미 판매가 완료된 상품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출발 일정이 임박한 8월 상품의 경우 티몬 및 위메프 측에 결제 대금 환불을 받고 여행사에 대금을 입금하는 대안을 고객들에게 안내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커머스 업계 비즈니스 구조를 살펴볼 때 셀러들이 동요하고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유동성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새로운 정산시스템을 마련한다 해도 그때까지 판매자가 남아 있을지 미지수다.

또 네이버, 쿠팡 등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e커머스 플랫폼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무리수를 둬가며 티몬과 위메프를 계속 이용할지 모른다는 점도 뼈아픈 지점이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휴가를 앞두고 여행상품을 취소당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사태 진화를 위해 연이율 10%의 지연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 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판매자들에게 공지를 했지만 약속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해 8월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다음 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계열 e커머스 플랫폼들의 정산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는 주장도 있다.

인터넷 판매 사업을 하는 A씨는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외에도 얼마 전부터 서버 이용료를 별도로 받는다는 공지를 보고 불합리하다는 느낌과 함께 불안감이 들어 해당 플랫폼에서 선제적으로 상품을 내렸다”며 “이런 사태가 발생해 당혹스럽고 미리 상품을 내려 다행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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