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가게는 ‘텅텅’...자영업자 '비명'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 사상 최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에 자영업자 벼랑 끝 몰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인근 편의점에 매장 휴점 안내문이 붙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삼중고’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4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실업급여 지급액을 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은 76억7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9억4000만원)보다 10.59% 급증했으며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수급자도 2067명(중복 제외)으로 나타났다. 이제 막 상반기가 지났지만 지난 한 해 수급자(3248명)의 63.6%에 달하는 상황이다,

폐업일 이전 24개월간 1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자영업자는 고용노동부령에서 정하는 사유로 폐업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적자 지속, 매출액 감소, 건강 악화, 자연재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업급여는 가입 기간에 따라 120~210일간 기준 보수의 60%가 최대치다.

자영업자들의 보험의 지급액이 10% 이상 늘어난 건 그만큼 자영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앞으로도 그 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현황에서도 이런 징후를 엿볼 수 있다.

폐업을 막고 버티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는 336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빌린 대출금(가계대출+사업자 대출)은 올해 3월 말 기준 1113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 2019년 12월 말 대출잔액(738조원)과 비교해 51% 늘었다.

대출자 수 역시 약 210만명에서 불과 4년 3개월 만에 60%가 급증했다. 돈을 못 갚는 연체자 보유 대출 비중도 올해 3월 말 2.8%로 전년 3월(1.9%)보다 상승했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도 대책 마련이 한창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 17일 제주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을 찾아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새 출발기금 대폭 확대(10조원 이상) 등 채무조정과 함께 취업·재창업 지원을 지원하고, 연 매출 6000만원 이하의 소상공인 부담이 큰 배달료 수수료 부담에 대한 상생 방안을 10월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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