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후폭풍?...하이브 '매출 2조' 주역 박지원 대표 ‘사임’

2020년 하이브 합류 후 4년 만에 떠나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이 영향 미친 것으로 분석
새 CEO에는 이재상 CSO 내정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갈등을 겪으며 기업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하이브 대표(CEO)가 회사를 떠난다. CEO에 오른 지 4년 만에 사임을 결정했다. 일각에선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하이브에 따르면 박 대표는 최근 사표를 내고 물러날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새 CEO에 이재상 CSO(Chief Strategy Officer)를 내정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박 대표는 넥슨 코리아 CEO와 넥슨 재팬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내다 2020년 5월 하이브에 합류한 바 있다. 이듬해 하이브 CEO에 올라 회사의 경영전략과 운영 전반을 총괄했다.

그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하이브는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이타카 홀딩스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유명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와 라틴 음악 업체 엑자일 뮤직을 사들이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 결과 하이브는 국내 가요 기획사 가운데 처음으로 2022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작년에는 매출 2조원 고지를 밟았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 사진=하이브 제공


이 같은 성과에도 박 대표가 회사를 떠나는 것은 최근 불거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하이브는 올해 4월부터 민 대표와 경영권 찬탈 의혹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의 기업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았다. 방시혁 의장과 박 대표가 민 대표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등 곤욕을 겪었다.

현재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은 소송으로 넘어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하이브가 새 경영자를 찾아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편 새롭게 하이브 CEO가 된 이 내정자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과 현대자동차, 구글을 거쳐 지난 2018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새롭게 하이브 CEO가 된 이재상 내정자. 사진=하이브 제공


이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CIGO(최고혁신성장책임자), 하이브 CSO, 하이브 아메리카 COO(운영총괄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하이브의 사업전략 및 투자 전반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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