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2일이 지구촌 역사상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직전 가장 높은 기온으로 관측된 날은 이달 21일로, 하루 만에 최고 기록이 경신된 것이다.
24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는 지난 22일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이 섭씨 17.15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C3S가 기후를 관측하기 시작한 1940년 이래로 가장 높은 기온이다.
앞서 C3S는 지난 21일 세계 지표면 평균 기온이 17.09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고 온도인 2023년 7월 6일(17.08도) 보다 0.01도 넘어서며 역대 최고로 올라섰지만, 하루 만에 그 기록이 깨진 것이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23일 데이터가 나오면 3일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피크(최고 기온)는 대부분 단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최고 기록 역시 나흘 연속 기록이 연달아 경신된 결과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온템포 국장과 전문가들은 올해가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해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남극의 기온이 평소보다 6~10도 더 높았는데, 지난해 7월 최고 기록을 경신할 때 남부 대륙에서 나타난 현상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AP통신에 따르면 기후 과학자들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에 빙하기가 시작된 이래 12만 년 만에 가장 더울 수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 22일이 12만 년의 기간 중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농업을 개발하기 전에는 장기 평균 기온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텍사스 A&M 대학의 기후 과학자 앤드루 데슬러는 “오늘날 지구는 빙하기를 겪은 지난 12만 년의 기간보다 분명히 더 따뜻하다”며 “연구 결과를 봐도 지금이 지난 1만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의 원인으로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며 지구 온도를 높이는 엘니뇨가 꼽힌다. 엘니뇨는 올해 초 사라졌지만, 부온템포 국장은 “해양이 15개월 동안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엘니뇨 효과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