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칼군무 해외서 난리인데···안무가 98% "안무 저작권 등록 경험 無"



K-팝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아이돌의 칼군무도 조명받고 있는 반면, 국내 안무가 대다수가 안무저작물을 등록해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안무저작권협회가 국내 안무가 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무저작권 보호 실태 및 안무저작권 인식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작권위원회에 안무저작물을 등록한 경험이 있는 안무가는 2.2%에 불과했다.

안무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안무저작물에 대한 낮은 인지도'(72.2%)와 '등록 절차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어려움'(72.2%)이 가장 높았다.

안무가의 약 92%가 안무저작권을 보호하고 행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지만, 정작 저작권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안무저작권에 대해 '정확히 잘 모른다'고 응답한 안무가는 58.7%, '전혀 모른다'고 답한 안무가는 5.4%를 차지했다.

저작권 행사의 걸림돌로는 '안무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가이드라인 부재'(65.2%)와 '낮은 인지도'(59.8%)를 지적했다.

안무저작권 보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40%가 최근 3년간 안무 창작에 참여하며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두 계약'을 맺었다고 응답한 안무가는 26.1%, '아무 계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응답한 이들은 13.0%였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이유로는 '계약서 작성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관행상 요청하지 못했다'라는 답변이 47.8%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의 약 80%가 계약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원청 업체의 의사를 우선해 따르고 있다고 답했다. '주로 원청 업체의 의사가 반영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55.4%,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3.9%였다.

안무가 리아킴(협회장)과 아이키(부회장)가 이끄는 한국안무저작권협회는 30일 한국저작권위원회 서울 사무소에서 열리는 '2024 하계 안무 세미나'에서 안무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리아킴 협회장은 "조사 결과를 참고해 앞으로 안무저작권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안무가 표준 계약서, 성명표시권 도입 등 안무저작권 현실화와 안무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안무저작권협회는 안무저작권 보호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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