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까지 일 하고 싶어요"···1100만 고령층 '일 희망'

(연합뉴스)


건물 청소업을 수년째 하고 있는 이주영 씨는 내년 70세가 된다. 오후 3시에 출근해 6시까지 하루 3시간을 청소하는 이씨는 건물 계단 청소부터 쓰레기 정리, 지하실 곰팡이 제거 등 모두 그의 몫이다. 한 달 50만원 남짓한 월급이지만 이 씨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직장은 없다고 말한다. 이 씨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면 이것보다 많이 벌겠지만 몸이 힘들어 약값이 더 나간다"며 "돈은 적지만 시간도 짧고 집과도 가까워 몸이 허락할 때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가운데, 1600만명에 육박한 55살부터 79살까지의 고령층 인구 중 70%가량이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씨처럼 '일의 양과 시간대'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일터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 5월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598만3천명으로 전년동월보다 50만2천명이 늘었다. 이는 15세 이상 인구의 35.1%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1109만3천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새 0.9%p(49만1천명) 늘어난 수치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근로자일수록 근로 희망 비율은 높았다.

취업상태별로 현재 취업자의 93.2%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고 취업 경험이 있는 미취업자는 36.8%, 생애 취업 무경험자는 7.7%가 장래 근로 희망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전히 '생활비'가 계속 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였지만 일하는 게 즐겁다는 사유도 늘고 있다.
근로 희망 사유는 '생활비에 보탬'(55.0%)과 '일하는 즐거움'(35.8%)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무료해서(4.2%), 사회가 필요로 함(2.7%), 건강 유지(2.2%) 등도 있다.

전년과 비교해 생활비 보탬 사유는 0.8%p 줄었고, 일하는 즐거움은 0.2%p 늘었다.

일자리 선택 기준으로는 장래 근로 희망자의 30.5%가 '일의 양과 시간대'를 꼽아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이어 임금 수준(20.2%), 계속 근로 가능성(15.6%) 순이었다.

'일의 양과 시간대'의 선택폭이 늘고 임금수준이 줄어든 데에는 임금 수준보다 스스로 일의 양, 업무시간을 선택하고 싶다는 의미다.

또 장래 근로 희망 고령층들은 평균적으로 73.3세까지 일하고 싶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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