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에서 배민·쿠팡 왜 갔나” 퇴직공직자 대기업행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 출신 행정관들이 배달의민족이나 쿠팡 등 최근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대기업에 잇따라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올해 7월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퇴직한 대통령비서실 3급 상당 공무원 A씨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고문으로 취업했다.

또 올해 6월 퇴직한 대통령실 4급 상당 공무원 B씨는 쿠팡에 이사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달의민족과 쿠팡 모두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위법 사실을 들여다보고 있어 대통령실을 경험한 임원들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가 퇴직일로부터 3년 안에 재취업하는 경우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재산 등록 의무자인 4급 이상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원 등이 이 법규를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경찰·소방·국세 공무원 등 특정 업무 담당 공무원의 경우 5급(상당)~7급(상당)도 포함된다.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 외에도 지난해 11월 퇴직한 대통령실 3급 상당 공무원 C씨는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에스알 비상임 이사로 취업했다.

같은 해 10월 퇴직한 한 3급 상당 공무원은 D씨는 서울보증보험(SGI) 상근감사위원으로 취업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퇴직한 국가정보원 특정 1급 E씨는 수자원기술 대표이사로 취업했다.

올해 들어서도 퇴직 공직자들의 기업행이 이어졌다. 올해 1월 퇴직한 대통령실 3급 상당 공무원 F씨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놀부 대표이사로 취업했다.

또 최근 퇴임한 남화영 전 소방청장(60)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한편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심사 결과 공개에 앞서 올해 4월 2일부터 5월 1일까지 신분이 변동한 고위 공직자 74명의 보유 재산을 발표했다.

신고 재산이 가장 많은 현직 고위 공직자는 홍철호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비서관으로 나타났다. 홍 수석은 본인 명의로 된 경기도 김포시 논·밭과 임야 및 배우자와 공동명의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단독주택 등을 포함해 총 254억 6487만원을 신고했다.

퇴직자 중에서는 이관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84억 5489만원으로 가장 재산이 많았다. 특히 이 전 실장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3개월여 동안 재산이 6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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