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보복 공격 임박"...전운 감도는 중동

유대교 명절인 이달 12~13일 공격 가능성 높아
미 CNN은 "수일 내 침공할 수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장례식이 1일 이란 테헤란 이슬람 혁명 광장에서 열렸다. 하니예의 관을 실은 트럭 주변에 그의 사진과 이란·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시민 수만 명이 운집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자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당한 데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 이 가운데 그 시점이 이달 12∼13일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2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이 합작한 아랍 매체 스카이뉴스아라비아를 인용해 이란과 대리 세력들이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 기간을 노려 이스라엘에 보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티샤 베아브는 기원전 6세기 이스라엘왕국의 예루살렘성전, 이른바 '솔로몬 성전'이 신바빌로니아제국에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기간으로 올해 날짜는 8월 12∼13일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중요한 이 시기를 노려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 내 공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란의 공격이 이 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란의 보복 대응 시점에 대해 미국 CNN은 “수일 내로 이뤄질 수 있다”며 “이는 중동의 이란 대리세력과의 조율 속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지난 4월 단행된 이스라엘 본토 공격과 비슷할 수 있지만, 더 큰 규모로 더욱 복잡하게, 역내 이란 대리 세력과 조율하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맹방인 미국은 대비 태세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장거리 미사일 격추 훈련을 실시했으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새벽 하니예가 살해당한 후 이란과 그 대리 세력 '저항의 축' 무장 단체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하며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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