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하며 대지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9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당국이 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카이 트로프는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규슈 동부 해역 사이에 위치한 해곡을 뜻한다. 이 해곡에서는 100~150년 주기로 규모 8~9 이상의 거대지진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일어난 대지진은 1944년 도난카이 지진(규모 7.9)과 2년 뒤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규모 8.0)이 마지막이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규모 6.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평소와 다른 지각 변동이 관측되면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하게 돼 있다. 이번에 발령된 ‘거대 지진 주의’는 피난을 권고하는 ‘거대 지진 경계’보다 낮은 단계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지진이 현실화되면 진원지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32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1854년 안세이 도카이 지진(규모 8.6)이 일어나고 32시간 뒤 규모 8.7의 안세이 난카이 지진이 연달아 발생한 바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규수 지역뿐만 아니라 동일본 및 서일본 전역까지 피해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해일 높이는 최대 30m까지 치솟고, 사망자와 실종자는 32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피해액은 최대 1,410조 엔(약 1경 3,126조 9,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상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커졌다”면서도 "특정 기간에 반드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고 알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일주일 이내에 규모 8급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0.5%"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트로프 지역에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니시무라 타쿠야 교토대학 방재연구소 교수는 "다음 지진을 향해 에너지가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점점 축적되고 있다"면서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이와테현 앞바다에서 후쿠시마 앞바다까지 상당히 넓은 영역에서 에너지가 모였다”고 설명했다. 또 “난카이 트로프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에너지가 한 번에 터지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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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