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이 전 세계에 교훈이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의 98%를 재활용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을 집중 조명했다.
WP는 “한국은 전국적인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갖춘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라면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대부분을 가축 사료와 퇴비, 바이오가스 등으로 재활용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프랑스는 올해부터야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는 것을 의무화했으며, 미국은 뉴욕 등 일부 도시만 유사한 규정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슷한 정책을 펼치는 국가는 있지만 한국만큼 좋은 시스템을 가진 곳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미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률은 40%다. 연간 1인당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37kg에 달하고, 그중 60%는 모두 매립된다. 땅에 매립된 쓰레기는 토양을 오염시키고 메탄을 발생시키게 된다. 메탄은 지구 온난화 측면에서 이산화탄소보다 더 심각한 온실가스로 꼽힌다.
반면 한국은 1인당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109kg이다. 또 20여 년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땅에 묻는 것을 금지왔으며, 재활용률은 98%에 달한다.
WP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있어 “한국과 같은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비결로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과 종량제 시스템을 꼽았다. 남은 음식에 대해 수수료를 내야 하는 이 정책은 처음 시행될 때 국민의 반발에 부딪혔지만, 지금은 5,000만 명의 국민이 이를 일상생활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좁은 국토 면적과 높은 인구 밀집도로 음식물 쓰레기 매립지 마련이 쉽지 않은 한국의 특성상 이러한 정책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고 전했다. 가끔 일회용 식기나 동물 배설물 등 불순물이 음식물 쓰레기에 섞여 들어가며, 사료나 비료의 질이 하락하거나 기계 고장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또 음식물 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하는 방식 또한 난방 수요가 적은 여름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이러한 방식은 기후가 더운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의 조너선 크론스 공학과 조교수는 WP에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을 미국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토지 비용과 인구 밀도가 낮아 운송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국가적 규모의 폐기물 처리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어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물 쓰레기가 덜 나올 수 있도록 낭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