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컨설팅 업계 떠나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컨설팅 업계에서 Z세대의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Z세대 컨설턴트가 컨설팅을 장기적인 경력이 아닌 하나의 디딤돌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젊은 층이 높은 업무 강도와 열정 부족으로 더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찾아 컨설팅 업계를 떠난다는 설명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를 졸업한 에즈라 게르샤녹은 신입생 시절부터 컨설턴트를 꿈꿨다고 말했다. 많은 노력을 통해 마지막 학년에 세 개 업체에서 정규직 제안을 받았고,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다양한 일과 여행을 경험하고, 젊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혜택도 많은 직업이 많지 않다”며 대학생으로서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 리츠 칼튼에서의 숙박, 그리고 첫 직장에서 유명한 경영진들과 일하는 기회는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르샤녹은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자기 생각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첫 프로젝트는 유틸리티 제공자를 위한 작업이었는데, 우리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일에는 문제 해결이 없다. 그냥 베이비시팅(아이 돌보는 일)을 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2년 안에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한때 컨설턴트는 꿈의 직업으로 꼽혔지만, Z세대들은 이제 이를 수익성 높은 디딤돌로 여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BI와 인터뷰한 네 명의 Z세대 컨설턴트들은 모두 이 업계에 오래 남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채용 사이트 몬스터의 커리어 전문가 비키 살레미는 주당 60~80시간에 달하는 컨설팅 업무가 일부 젊은 근로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다”며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많은 젊은이가 복리후생보다 사무실 문화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컨설팅 업계에서 쌓을 수 있는 경력 및 경험 때문에 인재 부족 문제를 겪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객사와의 인맥 형성, 사내 교육 프로그램 등 배움에 있어 많은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Z세대 컨설턴트들은 처음 몇 년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가치가 있지만, 이후 배우는 것이 줄어들고, 일의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딜로이트의 시니어 컨설턴트인 호르헤 가르시아 페블레스는 BI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실제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벌 대기업의 전략 및 경영 컨설턴트인 Z세대 클라우즈 주는 자신이 최고의 입문 직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 빨리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하며 “가장 매력적인 점은 이 업계를 떠나기 쉽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업계와 일을 하는 컨설턴트는 떠날 기회가 많다며 “퇴사 측면에서 훌륭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PwC의 한 Z세대 컨설턴트는 이 직업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졸업생들에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일반적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컨설팅은 열정 산업이 아니다”라며 자신도 직업에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오랜 경력의 컨설턴트들도 단지 직업에 익숙해져 야망과 열정을 포기했다고 간주했다.

그는 이를 피하고자 컨설팅 업계를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은 열정이 필요한 산업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진심으로 컨설팅을 좋아하지만, 나는 그들이 괴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몇몇 젊은 컨설턴트들은 명예와 안정을 보장하는 직업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경력에서 목적을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맥킨지를 나온 거샤녹은 맥킨지라는 이름이 들어간 이력서 덕에 스타트업 자금을 모으기가 더 쉬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스타트업은 질로우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스펜서 라스코프, 에어비앤비 전 엔지니어링 디렉터인 수라비 굽타 같은 유명 인사들의 지원을 받았다.

그는 "컨설팅 세계에서는 안전성이 있고 명예도 얻을 수 있지만, 일은 무의미하다. 적어도 내 경험에서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사명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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