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 없다던 ‘버핏’이 애플 팔고 담은 ‘이것’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사진=연합뉴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올해 2분기 애플 보유 지분을 대폭 줄이고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뷰티와 항공기 부품 제조사 헤이코 지분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14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보유 지분 공시(13F 보고서)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올해 2분기 울타뷰티와 헤이코 주식을 각각 69만주(2억2700만 달러), 104만주(2억4700만 달러) 매수했다.

이날 공시 이후 매수세가 몰리면서 울타뷰티와 헤이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13%, 3%가량 강세를 보였다.

애플 지분은 대폭 쪼그라 들었다. 벅셔해서웨이는 애플 지분을 50% 가까이 축소, 6월 말 4억 주를 보유 중이다. 다만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가 보유한 최대 단일 종목이다.

캐피탈 원 파이낸셜 지분은 980만 주에서 260만 주로 축소했다. 주력 투자처였던 셰브론 지분도 약 400만 주를 줄여 186억 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또 벅셔해서웨이는 파라마운트 글로벌 지분을 매각했고, 클라우드 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 지분도 전량 처분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프랭크 슬루트먼 최고경영자(CEO)의 급작스러운 퇴임과 보안 사고 여파로 인해 올해 들어 32% 하락한 채 주가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들어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을 처분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 12거래일 연속 BofA 지분 38억 달러 이상을 매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2분기에 신규 투자보다는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벅셔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3월 말 1890억 달러에서 6월 말 2769억 달러로 늘었다.

워런 버핏 회장은 지난 5월 연례 주총에서 “현재 상황에서 현금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전혀 고민스럽지 않다”면서 “주식 시장의 가능한 대안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구성을 보면 (현금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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