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볼 것 없다”던 태국여행사협회, 결국 사과


한국 관광 폄하 발언을 했던 태국여행업협회(TTAA)가 결국 공식 사과를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유타차이 순똔라타나벗 TTAA 부회장은 최근 일본 매체 닛케이 아시아에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한국 관광명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TAA는 태국 관광객을 외국에 보내는 여행사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유타차이 부회장은 "한국 관광명소는 인기 영화와 넷플릭스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수명이 짧다"며 "중국과 일본에는 더 많은 명소가 있고 비자 면제, 덜 비싼 가격, 놀라운 전망과 좋은 분위기 등의 매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 후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는 유타차이 부회장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TTAA는 최근 짤른 왕아나논 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 서한을 통해 “협회의 공식 입장이 아닌 일부 관계자의 개인적 발언으로 한국에 오해와 심려를 끼쳤다. 협회 차원에서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국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광객 수가 꾸준히 감소해 지난 6월 기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순위 5위까지 내려갔다.

이는 전자여행허가(K-ETA) 제도 때문으로 보인다. K-ETA는 112개 무사증(무비자) 입국 가능 국적자가 우리나라에 입국하기 위해 현지 출발 전에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하고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다.

엄격한 심사로 태국인의 입국 거절 사례가 이어지자 반한 감정까지 싹튼 것이다. 태국인의 K-ETA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되거나 입국 심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논란은 한국 여행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태국 SNS에서는 ‘한국 여행 금지’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으며, 그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무부에 올해 말까지 태국인에 대한 K-ETA 한시 면제 조치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불법 체류율이 높은 국가의 K-ETA 한시 면제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은 한국 불법 체류 1위 국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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