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이제 어디로” 전공의도 떠나고 응급실 병상도 줄고

응급실을 떠나는 의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 병상을 축소 운영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 전국 응급실 운영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응급실 병상을 축소해 운영하는 곳은 2월 21일 6곳에서 지난달 31일 24곳으로 늘었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지난달 55만784명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이 발생한 2월(58만2324명) 이후 가장 많았다. 3~4월에는 각각 46만2030명, 49만4758명으로 2월보다 줄었다. 그러나 5월 52만9130명, 6월 52만8135명에 이어 7월에도 50만명을 넘어섰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복지부에서 받은 권역별 응급의료상황실 전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에서 7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전원 요청 5201건 중 5.2%(273건)은 이송할 병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는 전공의들이 떠난 뒤 응급실을 지켜오던 남은 전문의들의 체력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 남은 전문의들의 야간 당직 등 업무 부담이 커져, 병가·휴직 등으로 진료를 볼 수 없는 곳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충북대병원은 지난 14일 오후부터 15일 오전까지 분만, 심근경색 등 14가지 중증 응급질환 진료를 중단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인력 부족으로 이달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을 부분 폐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입원환자와 온열질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 주만 해도 226명이던 입원환자가 이달 2주차에는 1357명(잠정)까지 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전국에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청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한 5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누적 환자는 2741명(추정 사망자 2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3% 많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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