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사장 “글로벌 시장 경험 쌓아가…언젠가 독자 상용화 가능할 것”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탄생시킨 유한양행이 ‘글로벌 신약 독자 개발’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유한양행은 23일 오후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비소세포암 치료제 렉라자의 FDA 승인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이 우리 손으로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에 대한 기술이전을 받은 위, 성분 최적화와 1상 등을 진행하다 2018년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존슨(J&J)에 기술수출했다. 총 계약규모는 1조4000억원이며 이번 FDA 승인에 따라 유한양행은 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됐다.
렉라자는 이번에 J&J 자회사 얀센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 효능을 인정받아 FDA 승인을 받게 됐다. 국내에선 2021년 3월 31호 국산신약으로 승인을 받았다.
유한양행을 비롯한 국내 대형 제약사들조차 수천억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글로벌 임상 투자를 감당할 수 없어 개발 초기 단계 신약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을 빅파마에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의 글로벌 승인 및 판매에 대해서도 “글로벌 판권은 J&J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이번 렉라자 기술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노하우를 쌓아가며 장기적으로 독자 진출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 사장은 “우리나라 전체 제약사 연구개발(R&D) 비용을 다 합쳐도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의 R&D 비용 규모와 엇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며 “우리보다 시장이 큰 일본도 글로벌 상용화 단계에서는 미국 제약사의 힘을 빌릴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경험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지금처럼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다 보면 언젠가 글로벌 상용화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