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미국 Z세대가 타이핑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Z세대가 키보드로 글자를 입력하는 타이핑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수리 타법’을 구사하는 젊은층이 많다는 것이다.
IT 기기를 쉽게 다루는 세대이지만, 학교에서 타이핑 방법을 배우지 않아 타이핑에 익숙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 교육부에 따르면 타이핑을 교육하는 고등학교의 수가 최근 25년간 크게 줄었다. 고등학교 졸업생 중 키보드 수업을 들은 학생 비율은 44%에서 2019년 2.5%로 떨어졌다.
23세의 조나 마이어는 서툰 타이핑 능력 때문에 대학 논문 작성이 힘들었다고 WSJ에 털어놨다. 글자를 입력할 때마다 손을 보고, 몇 문장마다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음성을 글자로 변환해 주는 앱을 사용했지만, 많은 문법 오류에 결국 키보드와 화면을 번갈아 보며 논문을 마무리해야 했다.
팝 가수 빌리 아일리쉬 또한 지난 4월 미국 음악 전문 매거진 롤링스톤에 “타이핑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선 많은 학생이 모바일 기기로 과제를 제출하고 있다.
미국 교사들이 온라인 플랫폼 ‘캔버스’에 게재하는 교육 자료 중 90%는 컴퓨터에서 작업됐다. 반면, 학생들이 낸 과제의 약 40%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제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캔버스 최고 학술 책임자 멜리사 로블은 “두 세대가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을 매우 다른 방식으로 경험한다”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Z세대의 타자 능력 문제가 커지자, 교육기관은 대회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 교육 당국에서 근무했던 크리스틴 뮬러는 ‘키 비’(Key Bee) 타이핑 대회를 열었다. 그는 대회 이후 학생들 타이핑 속도가 전반적으로 빨라졌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대회 덕에 반 학생들의 평균 타이핑 속도가 분당 13단어에서 25단어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교육 회사 티칭닷컴의 팀 디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뉴욕과 텍사스 등에서 타이핑 교육 과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표준 시험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추세에 따라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