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중학교 내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시범 정책을 실시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니콜 벨루베 교육부 장관 대행은 27일(현지 시각) 200개 중학교에 ’디지털 쉼표’(digital pause) 조처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학생들은 등교하면서 학교에 휴대전화를 제출했다가, 하교할 때 돌려받게 된다.
이는 2018년 초·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보다 강화된 정책이다. 당시 교내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했지만, 소지는 허용했다. 그 때문에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200곳에서 시범 정책을 진행한 후, 내년 1월부터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설립한 ‘스크린 사용 전문가 위원회’는 지난 3월 보고서를 발표했다. 어린이들이 휴대전화 스크린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건강과 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디지털 기기가 수면과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 신체활동 부족, 비만 및 과체중, 시각에 직·간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합의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또 △11살 이전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11~13살에는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휴대전화만 허용, △15살 이전에는 인터넷 이용은 가능해도 소셜 미디어에 접속할 수 없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 소속 신경생리학자 세르반느 무통 박사는 “적어도 6살 어린이에게도 디지털 기기가 필요하지 않다”며 “3살 미만의 어린이는 디지털 기기에 절대 노출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부모들에게 자녀와 함께 노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독일 대부분 학교는 교육 목적을 제외하고 교실 내 휴대전화 포함 디지털 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중학교 교실에서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권고한 데 이어 이를 초등학교로 확대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07년 학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가 2017년 완화, 2022년 재도입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월 수업 시간 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지침을 발표하고, 개별 학교가 결정하도록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는 내년부터 공립 초·중등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플로리다주도 지난해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