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버블티 브랜드가 초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에 젊은층이 지갑을 닫자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FP 통신은 ‘중국 경제 부흥의 상징’이었던 버블티 체인점이 1달러(약 1,300원)짜리 초저가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버블티는 차나 주스 등에 쫀득한 식감의 타피오카를 넣은 음료로, 최근 수십 년간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얻었다. 중국 도심 거리와 쇼핑몰에서는 대용량 버블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매체는 이것이 중국 경제 성장을 보여주는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버블티가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자, 버블티를 맛보고 품평하는 버블티 전문 인플루언서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버블티 업체들은 25~40위안(약 4,700~7,500원)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큰 이익을 거뒀다. 이후 수많은 버블티 브랜드는 중국 전역에 약 50만 개까지 매장을 확장하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버블티 업계도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AFP는 업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미쉐빙청’ 같은 저가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북경에서 일하는 궈쥔은 AFP에 "다른 제품은 너무 비싸다"며 인터넷 할인으로 미쉐빙청의 2.8위안(약 520원) 음료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 스트레스가 크고, 경제 환경은 좋지 않으며, 월급도 많지 않아 젊은이들은 더 실용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버블티 인플루언서 스테이시 천은 중국 커피 브랜드들의 저가 상품 출시가 버블티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전에는 중국인들이 커피를 사치품으로 여겼지만, 최근 중국 커피 브랜드들이 스타벅스 같은 해외 브랜드의 프리미엄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나는 프리미엄 커피음료를 9.9위안(약 1,800원)이나 8.8위안(약 1,600원)에 살 수 있다"며 "왜 버블티 한잔 사려고 20위안(약 3,7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중국의 경기침체에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정보 플랫폼 텐옌차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상반기 105만 6,000개의 식당과 찻집이 폐업했다. 2022년 전체 폐업 건수의 2배 수준이다.
또 베이징 통계국 조사 결과, 베이징 외식업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8% 감소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