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홀 버진 아일랜드의 유명 스노클링 장소가 무기한 폐쇄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낙서로 자연이 훼손된 데 따른 조치다.
5일 인콰이어러넷 등 현지 매체는 보홀 에드가르도 아카이 팡라오 시장이 버진 아일랜드의 에스타카 스노클링 지점을 임시 폐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명령은 지난 2일부터 발효되었으며,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아카이 시장은 행정명령 제5호에서 “산호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산호가 재생되고 영향을 받은 해양 생물 다양성이 다시 회복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산호 훼손과 산호초 파괴는 필리핀의 환경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도 밝혔다.
산호 훼손 사실은 보홀 다이버 협동조합의 설립자이자 다이빙 강사인 다닐로 메노리아스의 SNS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그는 "둘레 약 11m, 지름 약 3.7m인 산호가 관광객들의 인위적인 행위로 훼손됐다"고 전했다.
인콰이어러넷에 따르면 메노리아는 지난 7월 1일 처음 산호에 새겨진 낙서를 발견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낙서가 13개로 늘어나 있었다고 전했다.
그가 게재한 산호 사진에는 대문자로 소윤(SOYUN), 민(MIN), 김(KIM) 등 한국 이름으로 보이는 문자들이 적혀 있다. ‘TOM(톰)’과 같은 영어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매체에 따르면, 보홀 주지사 아우멘타도는 산호를 파괴한 사람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포상금 5만 페소(약 118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한편 에스타카 스노클링 장소는 팡라오 섬 보호 해양경관(PIPS)으로 지정되어 엄격한 보호를 받고 있다. 다양한 해양 동물의 서식지로 유명하며, 관광지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수많은 다이버와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