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이냐 ‘조정’이냐...갈림길에 선 엔비디아

잘나가던 엔비디아 주가, 2주간 20% 떨어져
미 경제 불확실성 및 AI 거품론이 주가에 악영향

최근 급락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 사진=연합뉴스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왔던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또 4% 가까이 하락 마감하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09% 내린 102.83달러(13만7천6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중 100.95달러까지 하락해 100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날 주가는 소폭 상승 출발했지만 이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자 하락세로 돌아서며 장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를 전후해 이날까지 최근 2주간 주가는 20.5% 급락했다. 이에 3조 달러를 넘어서던 시가총액은 2조532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3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3% 급락한 10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충격을 안겼다. 이날 하루 만에 사라진 엔비디아 시가총액만 2800억 달러(약 374조원)에 달한다. 미 증시 역사상 일일 최대 손실액이다. 이 여파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개인재산도 100억 달러(13조3000억원) 넘게 줄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 주가의 2주간 하락 폭은 최근 2년간 거래 가운데 가장 크다"며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AI 거품에 대한 불안감이 주요 주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낙폭은 7개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테슬라(-8.45%)를 제외하면 가장 컸다.

시가총액 1위 애플(-0.70%)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1.64%), 알파벳(-4.08%), 아마존
(-3.65%), 메타(-3.21%) 등도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지원 소프트웨어를 내년 유럽과 중국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지난 이틀간 10% 가까이 급등해 이날 낙폭이 더 컸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52% 하락 마감했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향후 실적 전망을 발표한 브로드컴(-10.36%)이 10% 넘게 떨어졌고 대만 TSMC(-4.20%), AMD(-3.65%), 퀄컴(-3.37%) 등도 모두 하락했다.

AP 통신은 "올해 가장 중요한 일자리 보고서가 경제에 대한 우려를 높일 만큼 부진하게 발표된 후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하며 부진을 보였다.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 폭(20만2000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6만1000명)를 하회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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