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선 어떤 재료들을 사용할까[김현종의 백세 건치]


치과에서는 충치가 있을 경우 충치를 제거하고 치아의 일부를 대신할 재료를 채워서 충치 치료를 하거나 치아를 씌우는 등 다양한 치료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많은 재료들이 쓰이고 있다. 치과에서 쓰는 다양한 재료들은 다소 어색하고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금속 재질과 도자기, 그리고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럼 치과에서 사용되는 몇 가지 대표적인 재료는 무엇이 있을까.

치과 하면 아마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금(Gold)’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은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가치를 가지는 귀금속이다. 경제 수단에서 재화를 대표하는 금속이지만 치과에서는 충치가 있거나 치아가 상했을 경우 치아 전체를 씌우는 재료로 사용한다. 충치를 치료하거나 치아를 씌우게 된 이유는 금이 비싸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금이 가지고 있는 성질 때문에 치과에서 초창기에 금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 성질 중에 중요한 것은 치아는 물체이기 때문에 열이 가해지거나 반대로 찬 온도로 내려가면 전체적인 부피가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열팽창계수를 가지고 있는데, 금이 자연치아와 가장 가깝게 더운 음식을 먹으면 치아와 같은 부피로 늘어나고 찬 음식을 먹으면 반대로 같은 부피로 줄어드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치아에서 안정적으로 치아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씹는 힘을 견딜 수 있다.

금이 가지고 있는 성질 중에 가공하기 쉬운 것과 늘어지는 성질 때문에 치아를 치료할 때 치아의 면과 더 밀접하게 접촉하는 성질이 있는 것도 장점이고, 또 자연치아와 마찰될 때 치아와 같은 정도로 닿는 것도 장점이다. 즉 자연치아가 가지는 성질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금을 제일 먼저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좀 더 심미적인 기준이 높아 금색이 보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재료의 금액도 높아 치과에서 사용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금 대신에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것은 도자기 재료다. 과거에는 도자기를 직접 단계 단계 쌓아올려서 굽거나 도자기 자체가 깨지는 힘에 약하기 때문에 내부는 금속의 뼈대를 넣고 그 위에 도자기를 얹어 구운 형태의 치아를 만드는 방법을 사용했다. 지금은 대부분 지르코니아라는 도자기 재료를 사용하여 치아를 만들거나 임플란트 보철을 만들고 있다. 한층 한층 쌓거나 금속에 얹어 사용하는 재료로는 리튬 디실리케이트(lithium desilicate) 재질의 도자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도자기의 장점은 다양한 색상이나 투명한 정도가 좋아 치아를 이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더 발전되어 강도와 심미성을 강조하는 이맥스(e-max) 도자기 재료들도 나오고 있어 치아 전체를 씌우는 크라운뿐 아니라 충치 치료를 하는 재료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어금니 부위의 강한 씹는 힘을 견뎌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지르코니아라는 도자기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지르코니아는 사실 금속에 가깝다고들 하는데, 지르코늄과 산소의 화합물로 열 전달을 차단하고 안정적이며 내마모성이 높아 씹는 힘에 강하게 저항할 수 있고 재료가 마모되는 것도 적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강한 힘을 견디는 임플란트 치아 보철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장점은 단단함이지만 재료 자체가 가지는 불투명한 느낌 때문에 앞니 주위에서는 내부 도자기 치아에 뼈대를 이루는 부분만 사용하고 그 위에 심미성을 가지는 도자기 재료를 얹어 치아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투명성이 좋고 색상을 만들기 쉬운 도자기 재료들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이 사용되는 재료는 바로 레진이라고 하는 플라스틱 재료이다. 치아의 충치를 제거하고 나서 빈 공간을 에칭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거칠게 만들어 그 사이로 얇은 플라스틱 층이 들어가 붙어 빈 공간을 채우면서 씹는 힘을 견딜 수 있게 채우게 되는데,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어 금이나 아말감이라는 재료보다는 심미적인 치료를 할 수 있어 가장 많이 선택된다. 초창기에는 강도가 약해 어금니 부위에 사용이 조심스러웠지만 최근에는 세라믹 재료를 첨가하여 강도를 증가시켜 어금니 부위에서도 심미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외에도 많이 쓰이는 치과 하면 생각나는 재료가 아말감일 것이다. 아말감은 오래전부터 사용된 치과 재료로 가장 안정적인 재료이다. 그러나 아말감에는 수은이 들어 있어 환자나 의료진, 그리고 환경적인 문제를 만들 수 있어 2013년 미나마타수은협약 이후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만 사용하고 있고, 현재 치과에서의 사용은 거의 하고 있지 않다.

치과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는데 어떤 재료가 좋은지는 증상과 상황, 그리고 씹는 습관 등 다양한 것들이 고려되어야 치료에 대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재료의 장단점을 잘 알고 상담을 받고 치료를 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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