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Z세대 사이에서 ‘공항 트레이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 보안 검색대 트레이를 자신의 물품들로 꾸며 넣어 촬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트렌드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시간 지체 등을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BC뉴스, CNN 방송 등 현지 매체는 최근 ‘공항 트레이 미학(airport tray aesthetic)’ 트렌드가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트렌드는 트레이에 소지품을 무작위로 집어넣는 것이 아니다. 고가의 선글라스나 알록달록한 색감의 신발, 향수 등을 정교하게 배치해 이상적인 여행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필름 카메라나 고전 책, 일기장 등을 올려놓기도 한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공항 트레이 사진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현재 틱톡에 올라온 공항 트레이 관련 게시글은 1,640만 개에 달한다.
CNN은 공항 트레이 미학 트렌드가 최근 유행하는 ‘냉장고 꾸미기’와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냉장고 꾸미기는 냉장고 내부에 꽃과 사진, 액자 등을 예술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생활 속 장소를 원하는 제품으로 꾸며 일상을 자연스럽게 과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행이 빠르게 번지자, 전 세계 기업들도 ‘공항 트레이 인증샷’을 마케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의류 및 가정용품 브랜드인 앤트로폴로지, 책 출판사 페이버 등은 자사 제품을 트레이에 넣은 연출 사진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한 수납 솔루션 브랜드는 “이 트렌드는 우리 여행용 제품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CNN에 전했다.
하지만 이 트렌드는 시간이 지체된다는 이유로 논란을 빚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이 트렌드가 공항 보안에서 불필요한 지연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국 메트로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 트렌드’는 공항에서 가장 미움 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아디다스 가젤과 루이비통 가방으로 공항 트레이를 꾸미는 한 틱톡 영상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뒷사람들이 기다리느라 짜증 났겠다”라는 댓글부터 “JFK 공항에서는 이런 행동을 했다간 감전당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CNN방송은 이 트렌드가 위생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공항 트레이에는 많은 신발이 담겨 통과한다며, 2018년 유럽의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공항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곳이 트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이 트렌드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TSA 대변인은 “최근 이 유행을 인지하게 됐다”면서 “이 트렌드가 다른 승객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유행에 참여하는 동안 여권, 신분증 등 귀중품을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