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값 7주째 하락해 1620원대로
중국 제조업 부진·美 고용 냉각에 원유 수요 둔화
OPEC, 석유 수요 전망 하향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값이 7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기름값 하락세는 추석 연휴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귀성길·귀경길 운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덜어질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은 지난 13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전일보다 2.62원 떨어진 리터당 1623.85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 22일 리터당 1714.01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7주 연속 하락세다.
이날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지역인 서울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87원, 최저가 지역인 대구는 1582원으로 파악됐다.
경유 가격도 하락세다. 이날 경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3.04원 떨어진 1460.41원이다.
이는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첫주부터 9주 연속 떨어지고 있는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 수입 원유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7월 첫째주 배럴당 86.75달러에서 9월 둘째주 71.8달러로 하락했다.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선이 붕괴됐다.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유가가 60달러대로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제유가가 약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에도 주유소 기름값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활동 부진이 유가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미국 고용 시장이 냉각되면서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연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최근 발표한 9월 월간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을 반영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기존 하루 211만 배럴에서 203만 배럴로 낮춘다”고 밝혔다. 2025년 수요 증가분 전망 또한 하루 178만 배럴에서 174만 배럴로 조정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