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첫 우주 유영 귀환…머스크의 스페이스X, 새 이정표 세웠다
입력 2024-09-16 11:16:56
수정 2024-09-16 11:16:56
억만장자 아이작먼, 우주 유영 비용 지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엑스)의 민간인 우주여행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나 지구로 귀환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오전 3시 37분 미국 플로리다주(州) 드라이 토르투가스 인근 멕시코만 해역에 안착하면서 닷새간의 여정을 마쳤다.
이번 프로젝트 '폴라리스 던'에 참가한 팀원 4명은 모두 민간인이다. 이들은 지난 10일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드래건에 탑승해 인류 역사상 반세기 만에 우주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다. 또 우주복만 입고 우주로 나서는 '우주유영'을 민간인 최초로 시도했다.
2년여 간의 훈련을 거쳐 우쥬유영을 시도한 폴라리스 던 팀원 4명은 우주비행 3일차에 우주캡슐 드래건의 해치를 열어 산소줄이 달린 우주복만 입고 우주의 진공 상태에 몸을 맡겼다. 4명 중 2명은 우주캡슐 안쪽에 발을 두고, 캡슐 내 지지대를 잡고 열린 해치 입구 밖으로 몸을 내밀어 우주유영을 시도했다. 지금까지 정부 기관 소속 전문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 유영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민간 기업이 시도한 건 처음이었다.
드래건은 나흘간 지구 궤도를 여섯 바퀴 이상 타원형 궤도로 돌면서 고도 1400㎞까지 비행했다. 이는 1972년 달에 착륙했던 미 항공우주국(NASA) '아폴로 17호' 이후 가장 멀리 떠난 유인 우주비행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시험을 미래에 예상되는 화성 탐사에 대비한 우주복 시험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유인 우주캡슐 드래건을 비롯해 우주선 발사와 비행, 귀환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기술을 제공했고, 우주유영에 필수적인 첨단 우주복도 약 2년 반 동안 개발했다. 이번 우주여행에 투입된 비용은 비행을 이끈 미국인 억만장자 제라드 아이작먼이 지불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는 16세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뉴저지주에 있는 부모 집 지하실에서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4'를 창업했다.
시프트4는 연간 2600억달러의 거래를 처리하는데 힐턴, 포시즌스, KFC 등 유명 체인을 비롯한 미국의 식당과 호텔 3분의 1가량이 고객이다. 아이작먼은 취미로 비행을 시작했으며 전투기도 직접 조종할 수 있다.
2011년에는 방산업체 드라켄 인터내셔널(드라켄)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미 공군 조종사를 훈련하며 민간 기업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투용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작먼은 2019년 드라켄을 블랙스톤 사모펀드에 수억달러를 받고 매각했으며, 이듬해 시프트4를 상장하면서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고 자산 가치가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엑스 계정 배경 사진을 폴라리스던 팀 우주유영 사진으로 바꾸고, 이들의 귀환 소식을 알리며 "지구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