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시도로 체포된 용의자는 58세 남성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외국인을 구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에 실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사법 당국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로 58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를 체포했다.
1966년생인 그는 하와이에서 살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으며 주로 경미한 범죄 혐의로 8번 체포된 전력이 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3년 3월 25일자 뉴욕타임스(NYT) 기사 인터뷰에서 자신이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몇 개월을 보냈으며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군인 중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매체 세마포르의 2023년 3월 10일자 기사에서 그는 민간 단체인 우크라이나 국제자원센터를 이끄는 것으로 나온다. 이 단체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려는 외국인을 군부대 및 지원 단체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과거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난 2016년에 당신을 선택했고 나와 세상은 대통령 트럼프가 후보 트럼프와 다르고 더 낫기를 바랐지만 우리는 모두 크게 실망했고 당신은 더 악화하고 퇴보하는 것 같다"며 "난 당신이 사라지면 기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법과 관련해 '비무장 지대(DMZ) 조성'과 '우크라이나 중립국화'를 구상 중이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숀 라이언 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계획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이른바 '비무장 지대'를 설정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 지원을 비난해왔으며, 지난 8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 이후 자신이 당선되면 협상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했으나 여태껏 구체적인 실행안을 밝힌 적은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 후보 방송 토론에서 '미국에 중요한 질문이라 묻는다. 우크라이나가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나는 전쟁이 끝나길 원한다"고만 답했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최근 공개적으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