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텔아이브에 미사일 발사… ‘삐삐 폭탄’ 보복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이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작동 중이다/로이터 연합뉴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4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로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모사드 기지는 헤즈볼라 지도자 암살 및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발을 담당한 본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삐삐와 무전기 수천 대가 동시에 터지며 인명 피해를 본 데 따른 보복 공격임을 시사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방공호 대피를 지시했다.

CNN,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은 방공시스템으로 미사일을 요격했으며, 인명 피해 신고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에서 발사된 발사체가 이스라엘 중부까지 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 통신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주장한 것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CNN 역시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로켓과 무인기를 발사해 왔지만, 이번처럼 이스라엘의 행정 수도 텔아비브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텔레그래프는 “장거리 유도 발사체인 탄도미사일은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요격이 어려운 무기”라면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두 번째로 큰 도시 근처를 향해 이런 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은 갈등의 중대한 심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부터 ‘북쪽의 화살’ 작전을 수행 중이다. 레바논 남부 해안 도시와 동부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으며,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사령관을 살해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이틀간 어린이 50명, 여성 94명을 포함해 최소 564명이 숨지고 1,8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