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린이 셋 중 하나는 근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50년에는 근시 비중이 전 세계 어린이의 절반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 시각) CNN은 중국 중산대 연구팀의 영국 안과학회지의 연구논문을 인용해 지난 30년간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이 50개국의 어린이와 10대 청소년 500만여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전 세계 5세 이상 19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은 1990년 24%에서 2023년 36%로 증가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어린이 근시 비율은 86%로 조사 국가 중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74%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과 러시아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도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과 아일랜드,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율은 15%에 그쳤다. 파라과이와 우간다의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 어린이의 근시 비율이 높은 것이 조기 교육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 어린이의 근시 비율이 백인 어린이의 근시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다”며 유전적인 요소 외에 동아시아에서 산다는 것이 근시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는 아이가 두 살 때부터 교육을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눈 근육에 부담을 줘 근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아이들은 성인보다 환경 요인에 시각이 더 취약하다고 전했다. 실제 6~8세 사이에 교육을 시작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아시아보다 약 7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연구팀은 학생들은 신체 활동 시간을 늘리고 텔레비전과 비디오 시청, 컴퓨터 게임, 인터넷 서핑에 쓰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어린이 근시 증가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어린이들의 실내 생활시간 증가와 함께 디지털 기기를 보는 시간도 증가하면서 시력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율이 약 5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근시가 전 세계적인 건강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특히 아시아 지역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6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