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꽉 막혔다' 대출되는 수도권 새 아파트로 몰려

시중 은행이 사실상 신규 대출을 축소하면서 대출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새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이 경기도 역세권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제공-HL디앤아이한라㈜)

가계대출 억제 주문 이후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조이고 가계대출 금리도 인상하기 시작했다. 본격 이사철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을 계획하던 실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 대신 대출이 원활한 수도권 신규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모집인 대출을 지난 25일 중단한 것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업무를 중단했다. 비교적 여유가 있어 수도권 실수요자들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던 부산은행·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도 지난달 말에 모집인 대출을 중단했다. 최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모집인 대출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 이를 줄인 것은 사실상 대출 강화 조치인 셈이다.

게다가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올해 9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2단계가 실행되면 주택담보 대출 및 1억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에는 스트레스 가산금리가 붙어 대출한도가 줄어들고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총 3단계로 실시 계획중인 스트레스 DSR 중 2단계까지는 새 아파트 중도금 대출 및 전세 대출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대출모집법인 관계자는 “최근 서울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미국 금리까지 떨어지면서 집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해 이달 들어 집을 사려는 분들의 대출 문의가 많았다”면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요건을 강화하고 부수거래(우대금리) 마저 줄이고 있어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실제 금리는 높아 시중은행에서 새로 대출을 받기에는 불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전세계약 만기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경우 교통 여건이 나은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까다로운 대출 심사를 거쳐야 하는 기존 아파트와는 달리 계약금 부담이 적고 중도금 대출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히 강하고 수도권 전철 확장·GTX 개통 등으로 수도권에서 서울 이동 시간도 대폭 단축되면서 대출이 가능한 수도권 역세권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담 문의가 늘어나고 계약도 속속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HL디앤아이한라가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인근 경강선 부발역 앞에 짓는 ‘이천 부발역 에피트’의 경우 이번 주 계약금과 대출 가능 여부 등 계약 조건을 확인하는 문의가 두세배 증가하고 판상형 등 선호 주택형은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입주시까지 계약금 1천만원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에 이천외 경기광주, 성남, 과천 등 인근 경기도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는 고객의 문의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언제 풀릴지 모르는 대출을 마냥 기다리면서 주택 구입을 미루느니 정주 여건이 좋은 역세권 신축 아파트를 빨리 사서 일단 오름세에 올라타고 이후에는 그때 가서 더 고민해 보겠다는 방문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몇 차례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은 오히려 조 단위로 증가하면서 시중 은행들이 자율 규제에 나서 가계대출 규모가 안정될 때까지는 이러한 대출 제한 강화 조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미국 금리가 한 차례 인하되면서 부동산에 다시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일단 대출이 가능한 수도권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비즈니스 온라인뉴스팀 기자 biz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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