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탈났으니 입금해" 자영업자 울린 '장염맨' 징역 3년 6개월

(게티이미지뱅크)


전국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배탈이 났다며 합의금을 요구한 일명 '장염맨'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박상곤 판사)은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ㄱ(40)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0개월간 음식점 업주 456명을 속여 합의금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불특정 다수의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ㄱ씨는 업주가 이를 거부하면 "배상하지 않으면 관청에 알려 영업정지 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의 협박에 겁에 질린 업주들은 ㄱ씨에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합의금을 송금했다.

하지만 ㄱ씨는 협박한 음식점에 방문한 적도, 밥을 먹고 배탈이 난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업주들은 '여기에서 식사했다는 영수증과 장염에 걸렸다는 진단서를 보내달라'고 의심하자 ㄱ씨는 범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그는 동종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2개월 만에 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숙박업소를 옮겨 다니며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음식점에 매일 10∼20차례씩 전화를 걸어 범행을 시도했다. 피해 업주들은 온라인상에서 '장염맨을 조심하라'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고 누범기간 중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도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다수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에 비춰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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