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찾아가야 할 판”...높아진 대출 문턱에 ‘곡소리’

카드 대출 규모, 역대 최대치 경신
카드론 급증에 연체율도 ‘껑충’

취약계층 상환 부담 한계 달해
불법 사금융까지 손댈 수 있어

중저신용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취약 계층들의 '급전 통로'인 카드 대출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체율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카드대출 및 연체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드 대출 규모(전업카드사 8곳 기준)는 총 44조6650억원에 달했다. 건수로는 1170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이 통계를 추산한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장기 카드대출인 카드론 규모가 38조7880억원(648만2000건), 단기 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가 5조8760억원(522만7000건)이었다.

카드론이 급증하는 배경은 고금리·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1금융권과 저축은행 등이 대출 문턱까지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약계층이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소액 급전에까지 손을 벌리고 있다는 얘기다.

카드론이 급증하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채권)은 3.1%로 집계됐다.

카드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1.9%, 2022년 말 2.2%, 작년 말 2.4%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카드대출 연체 금액은 2021년 7180억원(20만건), 2022년 8600억원(24만9000건), 2023년 9830억원(26만5000건)에서 올해 8월 말 1조3720억원(31만2000건)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연체 금액은 지난 2003년(6조600억원)과 2004년(1조9천880억원) 등 카드 사태 기간을 제외하고서는 가장 큰 규모다.

중저신용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다중채무자일 확률이 큰 만큼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대출을 최대한 당겨쓴 취약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에까지 손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 당국이 카드 대출 연체율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카드사들의 카드 대출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며 "서민 자금공급자 역할을 지속 수행하도록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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