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따른 '반도체용 고순도황산' 공급 차질 우려 제기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대한민국 수출 대들보인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 노조 파업과 핵심 기술인력의 이탈로 반도체용 황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크고, 이로 인해 반도체용 황산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주장이다.
6일 고려아연은 "고려아연 노조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극렬 반대하고 있고 핵심 기술인력 이탈도 예상돼 반도체 황산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아연으로부터 반도체 황산을 공급받는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역시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고순도황산은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순도가 낮은 황산은 반도체 성능과 수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국내 최대 고순도 황산 생산 공장이다. 반도체용 황산을 포함해 연간 총 140만톤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고려아연 노조가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M&A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만큼 공개매수 성공 시 파업 등 영향으로 반도체 황산 공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월 19일 고려아연 노조 조합원 70여명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공개매수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온산제련소의 핵심 기술인력이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9월 24일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 기술인력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가져가면 전원 퇴사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고려아연 노조와 MBK파트너스의 갈등, 핵심 기술인력의 이탈 등을 우려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는 반도체 황산 물량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다른 업체로 공급처를 다양화할 경우 핵심 수요처가 사라지고 고려아연은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을 뿐 아니라 주주가치도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