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맸다…상반기 실질 소비수준, 2003년 이후 최저

9월 23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국내산 배추가 2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전례없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 수준이 위축되면서 올해 상반기(1~6월 누계) 소매판매액(경상지수) 증가율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최근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경상지수)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0.3%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 지난 2021년과 2022년만 해도 각각 8.1%, 7.1%씩 늘던 소매판매가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위축됐다고 경총은 분석했다.

소매판매의 실질적인 수준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2.4%를 기록했다. 이는 카드 대란이 있었던 지난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소매판매액 경상지수에서 상품 가격변동분을 제거한 지수다. 물가 상승분을 제거한 만큼 실질적인 소비수준을 나타내는데 활용된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들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기준 금리의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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