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2만원 머그잔 5개 가져간 9년차 직원 '해고'···법원의 판단은?

(게티이미지뱅크)


고객 사은품으로 제공되는 머그잔 세트를 무단으로 챙겨 해고된 자동차회사 직원이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고급 외제 차종 포르쉐의 공식 판매회사(딜러사)인 아우토슈타트가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7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아우토슈타트는 9년 차 직원 ㄱ씨를 지난해 2월 해고했다.

아우토슈타트는 ㄱ씨가 고객 사은품인 머그잔 세트 5개와 달력 1개를 무단 반출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 해고했다.

ㄱ씨는 9년차 경력 직원이다.

ㄱ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냈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받아들여졌다. 아우토슈타트는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ㄱ씨가 머그잔 세트를 가져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ㄱ씨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고는 과중한 조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머그잔이 개당 2만원으로 고가의 제품이 아닌 점, ㄱ씨가 반출한 5개 중 2개를 고객들에게 증정했고 나머지 3개는 증정용으로 갖고 있다가 회사에 반납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밖에 달력의 경우 회사가 기존에도 엄격히 반출을 관리했는지 불분명하고, 단지 사은품을 무단으로 꺼내 갔다는 사실만으로는 회사의 지휘 체계를 어겼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 사유가 안 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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