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쓴 '조커2'도 망했다..."영화 티켓 대신 넷플릭스"
입력 2024-10-19 12:32:19
수정 2024-10-19 15:20:51
천문학적 제작비에도 연이은 흥행 실패
OTT 약진으로 극장가 찾는 발길 줄어
미국 영화산업의 메카 할리우드가 위기에 빠졌다. 치솟는 OTT의 인기에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제작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4일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 2')는 전날까지 북미에서 5426만 달러(약 743억원), 북미 외 시장에서 1억1340만 달러(약 1553억원)를 각각 벌어들였다.
약 2300억원에 달하는 흥행 수입을 올렸지만, 문제는 영화를 제작해 극장까지 올리는 데 들어간 돈이 이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미 CNBC는 이 영화 제작에 약 2억달러, 마케팅·배급 비용으로 1억달러 등 총 3억달러(약 4109억원)가 들어갔을 것으로 추산했다.
CNBC는 "극장 상영이 끝날 때까지 이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워너브러더스가 조커 2에 큰 투자를 했으나 헛방망이질을 한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영화 업계에선 넷플릭스와 같은 OTT의 등장으로 극장가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한다.
OTT 구독료의 경우 영화 한 편 티켓값과 비슷하다. OTT의 경우 한 번 구독하면 계속해서 쏟아지는 신작을 시청할 수 있는 만큼 극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영화예매사이트 판당고의 분석 책임자 숀 로빈스는 "스트리밍이 등장하기 전에는 영화의 재무적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더 명확해 보였다"면서 최근 몇 년간 영화계 지형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CNBC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CNBC는 "넷플릭스와 애플, 아마존 등 스트리밍 업체들은 제작한 영화를 극장 개봉 없이 곧바로 스트리밍에 공개해 광고 수입이나 구독자 확보 등으로 제작비를 회수하지만, 워너브러더스 같은 전통적인 영화 스튜디오에는 주요 투자 작품의 극장 개봉 실패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