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참석한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논란 확산
한국말 할 줄 아는데 왜 영어 쓰나 질타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거린다는 지적도 나와
유튜브 등에서 영상 확산되며 불매 운동 조짐까지
삼바와 가젤이 다시 큰 인기를 끌며 반등을 노리던 아디다스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곽근엽(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의 태도다.
이날 그는 가맹점 갑질 의혹에 따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런데, 곽 대표는 이날 통역을 대동해 의문을 자아냈다. 곽 대표는 작년에도 국감에도 출석했는데, 당시 그는 직접 한국말로 질의에 답했었다.
이번엔 달랐다. 통역사를 통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으며, 대답도 영어로 했다.
첫 질문에 나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발언이 통역되는 데는 약 1분이 걸렸다. 이에 신 의원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쇼야 쇼"라고 화를 내며 "작년에는 한국말 하던 분이 올해는 못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곽 대표는 "지난해 국감에서 제대로 답변을 잘 드리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다"며 "제 한국어로 인해 위증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올해는 통역을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다시 한번 통역사를 통해 답변을 건넸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정중 아디다스 점주 협의회장은 "곽 대표가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를 모두 한국어로 파워포인트(PPT) 발표를 하곤 했다"며 "저희 회의에선 한 번도 영어를 쓴 적이 없는데 이런 모습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곽 대표는 지난 7월 아디다스가 손흥민 선수를 초청한 행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통역 없이 의사소통했었다.
곽 대표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곽 대표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며 "(곽 대표의 출신인) 캐나다와 우리 문화가 얼마나 다른진 모르지만, 아마 캐나다 국회에서도 저딴 식으로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건들하게 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당 간사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곽 대표는) 충분히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도 국정감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짙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회 모욕죄 또는 국회 위증죄를 비롯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특별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튜브와 SNS 등에는 관련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이를 본 누리꾼들 역시 곽 대표의 태도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아디다스 구매하지 않겠다”는 댓글을 쓰며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