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돈 많은 ‘부자 나라’...“미국에 방위비 13조 내라”
입력 2024-10-27 10:27:15
수정 2024-10-27 10:27:15
트럼프, 현재 분담금 1.5조 대폭 상향 가능성 시사
재선 성공 시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전망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을 보호해주던 시대가 지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달 초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경합 주인 미시간주 유세에서 “우리는 우리 조국을 건설하고, 우리 국민을 돌보고, 우리의 국경을 수호하고, 우리의 시민들을 보호하고, 불법 이민자 입국을 영원히 불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맹국과의 안보와 경제적 연대에 초점을 맞춘 현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택할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엔 한국을 콕 짚어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당시 한국을 “머니 머신(부유한 나라)”으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임하면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한·미는 이달 초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한 바 있다.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등 일찌감치 제12차 SMA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연일 이를 뒤집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만큼, 그가 당선되면 한·미 양국의 SMA의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2019년 대통령 재임 당시에도 한국에 분담금 수준으로 ‘적어도 빌리언(10억 달러)’을 제시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그가 말한 100억달러는 당시 제안한 금액의 열 배다.
다만, 트럼프는 자신이 언급한 100억 달러가 어떤 계산을 통해 나온 수치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미 의회와의 접촉 증가를 통해서도 여러 위험 요인에 꾸준히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