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신동국 회장과 면담 후 ‘3자 연합’지지 결정

형제측 지지 후 떨어진 주가에 입장 바꿔
“신 회장 진정성·오버행 이슈 해소 의지 지지”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향방을 결정하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액주주연대가 고(故) 임성기 회장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간 ‘3자 연합’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1일 “이제 신동국 회장을 포함한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3자 연합)과 뜻을 같이 하려 한다”면서 “추후 안내되는 절차에 따라 3자연합에게 의결권을 모아 달라”는 내용의 공식 지지선언을 발표했다.

오너가인 임 회장 가족은 올해 3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OCI그룹과 한미 간 통합을 추진하면서 이들 모녀와 통합 반대파인 형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3월 주총 당시에는 임성기 회장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과 임종훈 대표이사를 지지했다. 이때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도 이들 형제 편에 섰다. 형제측은 지주사 의결권을 장악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그런데 최근 신 회장이 모녀 편으로 마음을 바꾸면서 현재는 ‘3자 연합’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오는 28일에는 3자 연합 요구대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3자 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과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현재 ‘5 대 4’로 형제가 우세한 이사회 구도를 ‘5 대 6’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 이사회 정원 변경 안건은 주총 출석 의결권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므로 국민연금 및 소액주주 등 제3자의 지지를 얻는 것이 관건이다.

소액주주연대는 3자 연합을 지지하게 된 배경으로 ‘속절없이 떨어진 주가’와 ‘오버행 이슈 해소’를 들었다. 또 장남인 임종윤 이사의 진정성에 대해 문제 삼았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이들 단체가 10월 24일 서면질의서를 양측에 발송한 결과, 3자 연합은 29일까지 10페이지 상당의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3인의 서명을 모두 동봉했다. 신동국 회장은 다음날인 30일 소액주주들과 간담회를 열고 직접 대화하기도 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신동국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2015년에도 주식을 팔지 않았던 한미약품그룹에 대한 진정성과 계획을 밝혔다”면서 “특히 5인 중 유일하게 금년 7월 1644억의 사재를 동원하여 모녀의 상속세를 해결하는 행동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액주주연대는 한미약품 오너가의 상속세 문제로 인해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한미사이언스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서면질의서에 대해) 5인 중 임종윤 사장의 친필싸인만 유일하게 누락되었고 임종윤 사장에게 직접적으로 질의한 3월 주총에서의 약속 등에 대한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번에 신동국 회장 지지를 통해 오랜 갈등이 해결되고, 주주가치가 무한히 증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지지선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 이준용입니다.

금년 3월 5일 투표를 통해 제가 주주대표로 선출된 이후로, 우리 연대는 지금까지 한미사이언스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는 OCI 중간지주사 전락을 막기 위해, 형제측과 신동국 회장을 지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지지 이후에도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했고, 형제측은 경영권을 장악한 후에도 그저 시간만 흘러 답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느새 11월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기에 아래와 같이 주주연대의 검토결과를 말씀드립니다.

1. 주주연대는 양측의 서면답변서를 공정하게 검토하였습니다.
우리 주주연대는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의 입회 하에, 주주연대 직접 양측에 서면질의서를 10월 24일 목요일에 내용증명으로 송부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 29일 화요일까지 답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형제와 3자연합 모두 10페이지 상당에 달하는 성의있는 답변서를 제 시간에 잘 제출해 주셨습니다. 시간 제약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의 질문사항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주연대가 평가하기에 양측 모두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셨다는 점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다만, 임종윤 사장의 대응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주주연대는 3월 임종윤 사장을 대표로 한 형제 진영을 지지하였기에, 임종윤 사장의 답변이 어떨지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5인 중 임종윤 사장의 친필싸인만 유일하게 누락되었고, 임종윤 사장에게 직접적으로 질의한 3월 주총에서의 약속 등에 대한 답변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형제측의 답변서에는 임종훈 대표이사가 최선을 다해 답변했다는 점만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비해, 3자연합은 3인 모두 서명을 동봉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동국 회장 면담 요청 질문에 대해 주주연대에 먼저 연락주셔서 선약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조정하여 10월 30일 주주연대 및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여 주셨습니다.

3. 신동국 회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수십년간 고 임성기 창업회장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2015년에도 주식을 팔지 않았던 한미약품그룹에 대한 진정성과 계획을 밝혔습니다. 심지어 현재 갈등 진행형인 임종훈 대표에 대해서도 상속세에 대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찾아온다면 상의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배포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5인 중 유일하게 금년 7월 1,644억의 사재를 동원하여 모녀의 상속세를 해결하는 행동력을 보여주셨으며, 거래된 가격 또한 시가보다 상당히 높은 37,000원 수준이었습니다.

주주연대 입장에서는 신동국 회장이 유일하게 사재를 동원하여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장의 혼란을 잠재웠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4. 결국, 주주연대 입장에서는 상속세 해결이 주가정상화의 key라고 판단합니다.
상속세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오버행 이슈는 해결될 수 없고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상속세 납부가 어느정도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주주연대가 공시와 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형제측은 환매계약 및 대여금을 포함하면 각각 약 2천억 내외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수준의 부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임종윤 사장은 임주현 부회장 대여금 미상환으로 인해 주식 등 재산에 가압류도 걸려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모녀측은 신동국 회장과의 주식매매계약을 통하여 자체적으로 상속세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상속세 해결을 통한 오버행 이슈해결 의지가 모녀측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 따라서, 소액주주들의 대장인 신동국 회장을 지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소액주주들과 이해관계가 가장 유사합니다. 주식수만 개인주주보다 훨씬 많을 뿐입니다.

신회장은 3월 주총에서는 OCI에 반대하기 위해 형제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상속세 해결의 측면에서 모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적인 의사결정 논리를 따라갔을 때, 주주연대 입장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리기에 무리함이 없었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여러분, 우리 주주연대는 주주분들의 지지에 따라 약 8개월간 주주가치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이제 신동국 회장을 포함한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3자 연합)과 뜻을 같이 하려 하오니, 소액주주분들께서는 액트에 가입하여 주시고 추후 안내되는 절차에 따라 3자연합에게 의결권을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로, 형제측의 진정성도 감안, 형제측 안건인 감액배당건도 소액주주연대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어 찬성 권고드립니다.

모두 오랜기간 기다림에 지쳐 있는 와중에 최근 주가상승이 참으로 반가운 요즘입니다.
이번에 신동국 회장 지지를 통해 오랜 갈등이 해결되고, 주주가치가 무한히 증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연대 일동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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