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우수 기업 포진 ESG 펀드 1년 수익률
코스피보다 5.54%포인트 높아
경영 참여형 액티브 ESG 펀드 톱10 포진
국내 주식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성과를 분석한 결과 ESG 점수가 높은 기업이 포함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를 5%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영 참여(Engagement)를 주요 투자 전략으로 활용하는 펀드도 대거 수익률 상위 펀드에 포함됐다.
ESG 평가 및 투자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이 같은 조사 내용을 담은 ESG 펀드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총 203개의 ESG 펀드 중 국내 주식형 ESG 펀드 54개를 대상으로 성과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 코스피 1년 기간수익률(9.11%) 대비 ESG 점수 상위그룹의 펀드 초과수익률 평균은 5.54%P, 중위그룹은 1.71%P, 하위그룹은 마이너스 (-) 0.98%P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과 액티브 유형으로 한정해 순자산가중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37개 ESG 펀드의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10.88%로 코스피(5.37%)를 5.51%P 상회했다.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은 3년 기간수익률에서 11.69%포인트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ESG펀드 중 상반기 수익률 상위 3개 펀드는 TRUSTON 주주가치 액티브 ETF, TRUSTON ESG 제갈공명, NH-Amundi 장기성장 대표기업 펀드로 모두 상반기 15%대 수익을 올렸다. 그 외 KCGI ESG동반성장 펀드가 13% 수익률을 기록해 7위에 오르는 등 경영 참여를 주요 전략으로 활용하는 ESG 펀드들이 대거 상반기 수익률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2024년 6월 말 기준 국내 ESG 펀드시장 순자산은 5조7476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6940억원에서 소폭 증가했다. 상반기 자금흐름은 246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순유출 규모는 2023년 하반기 5148억원에서 둔화됐다.
스크리닝 전략, ESG 성과로 연결돼
ESG 투자 전략별로는 스크리닝 전략(특정 ESG 기준에 따라 기업을 포트폴리오 제외 또는 편입)이 가장 많은 펀드(44개)에서 사용됐다. 보고서는 ESG 관련 논쟁 현안(컨트로버시) 등 문제가 있는 기업을 배제하고, ESG 성과가 우수한 종목에 투자를 실시하는 전략의 특성이 해당 펀드의 ESG 성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통합(Integration, ESG 요소 전반을 재무 분석과 통합) 전략은 스크리닝 전략에 이어 40개 펀드에서 쓰이고 있으며, 이 중 33개 펀드가 스크리닝 전략과 통합 전략을 병행해 사용하고 있었다.
테마(Thematic, ESG 요소와 관련한 특정 테마를 설정해 투자) 전략의 경우 9개 펀드가 환경 테마 ETF로 운용됐다. 이들 펀드는 저탄소 전환 관련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투자하는 전략의 특성으로 다른 전략 대비 낮은 ESG 성과를 보였다.
경영 참여(Engagement) 및 모멘텀 전략의 경우 통합 또는 스크리닝의 보조 전략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경영 참여 및 모멘텀 전략을 주 전략으로 사용하는 ESG 펀드(4개)만을 살펴보면, 해당 펀드 모두 77점 미만의 낮은 ESG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펀드 수익을 창출하는 특성으로 인한 결과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 활동의 시작점은 기업과 투자자 간의 소통"이라며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관련된 ESG 현안들에 대해 지속적인 인게이지먼트(경영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 주 저자인 류호정 서스틴베스트 투자자솔루션팀장은 "국내 ESG 펀드 운용 자산(AUM)이 정체되는 흐름 속에서 ESG 성과와 초과수익률 간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갖는 의미가 크다"면서 "ESG 펀드의 장기수익률이 시장을 크게 상회한 것은 ESG를 투자 전략에 통합하는 것이 하방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