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대출 셧다운” 신한·우리·기업은행 비대면 대출 중단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시중은행들의 ATM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임형택 기자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예 비(非)대면 창구의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까지 속출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6일부터 모바일뱅킹 앱 ‘쏠(SOL)뱅크’에서 모든 비대면 대출 상품을 한시적으로 판매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와 실수요자 공급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업은행도 가계대출의 한시적 총량 관리를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비대면 대출 상품 세 가지(i-ONE 직장인스마트론·i-ONE 주택담보대출·i-ONE 전세대출)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WON주택대출(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을 취급하지 않는다. 전세자금대출 상품 우리WON전세대출(주택보증·HUG)와 우리스마트전세론(서울보증), iTouch 전세론(주택금융보증·서울보증일반)의 판매도 중단했다.

이와함께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신용대출 상품별 우대금리도 최대 0.5%포인트 줄였다. 그만큼 대출 금리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812억원으로, 9월 말(730조9671억원)보다 1조1141억원 증가했다.

8월(9조6259억원), 9월(5조6029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꺾였지만 여전히 은행권은 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하고 금리를 더 올리는 등 대출 조이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총량 관리 때문에 가계대출을 더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7∼8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역대급으로 커지면서 이미 금융당국 등에 연초에 보고한 연간 증가율 목표나 이후 수정된 목표(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 이내)를 넘어선 은행이 많다.

10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KB국민은행 5.57% △신한은행 8.06% △하나은행 4.55% △우리은행 6.83% △NH농협은행 3.64% 수준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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