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폼페이 당국은 오는 15일부터 하루 입장객 수를 2만 명으로 제한한다. 많이 늘어난 방문객 수를 조절해 고대 유적지를 보호하려는 조치다.
11일(현지 시각) CNN방송은 폼페이 고고학 공원이 이 같은 대책을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이 조치에 따라 폼페이 각 방문객의 이름이 기재된 티켓을 도입하게 된다. 성수기인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관광객들에게 지정 시간대를 안내할 예정이다.
공원 관리자 가브리엘 추크트리겔은 “우리는 대량 관광이 아닌 느리고 지속 가능하며 즐거운 경험을 목표로 한다”며 과도한 관광이 유적지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입장객 제한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폼페이를 찾는 관광객은 2014년 270만 명에서 2019년 39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4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했다. 전년 대비 33.6% 증가한 수치다. 가브리엘은 지난 2일에는 하루에만 3만 6,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폼페이를 포함한 고대 유적지 통합 티켓을 출시하고 셔틀을 배치하기도 했다. 방문객을 멀리 떨어진 고대 유적지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다. 이 프로젝트인 ‘그란데 폼페이’의 티켓은 폼페이와 인근 보스코레알레, 오플론티스, 그리고 스타비아에 있는 빌라를 포함한다.
폼페이는 고대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였다. 하지만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 주민의 대부분이 사망했다. 이때 화산재가 도시를 덮치며 건물과 희생된 사람들의 모습이 남아 있게 됐다. 이후 고고학적 가치와 보존 상태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한편, 관광객 수 제한에 나선 이탈리아 도시는 폼페이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관광객이 몰리지 않도록 성수기인 4∼7월 공휴일과 주말에 입장료를 걷는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