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GS건설 대표, ‘근본’으로 돌아간 ‘자이’ 이끈다

단순·간결한 새 BI·로고 눈길, 자이 자체가 ‘하이엔드’ 입장 유지
젊은 현장 중심 리더십 통해 품질·안전 강조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가 18일 열린 '자이 리이그나이트' 행사에서 리뉴얼된 자이 브랜드 전략과 포부를 밝혔다. 사진=GS건설


화려한 장식도, 군더더기도 없지만 색이 짙고 두꺼워진 디자인의 새 자이(Xi) 로고가 최초로 공개됐다. GS건설은 자이를 대체할 새 브랜드나 신규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와 ‘투트랙 전략’ 대신, 결국 자이의 헤리티지를 유지,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18일 강남구 대치동 소재 자이갤러리에서 열린 ‘자이 리이그나이트(Re-ignite)’ 행사에는 허윤홍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검단 아파트 공사 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책임 경영 차원에서 GS건설을 이끌게 된 허 대표는 자사 대표 상품인 자이의 변신을 알리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는 인사말에서 “더 이상 공급자 관점의 브랜드는 고객에게 통하지 않는다”면서 “고객과 임직원 모두가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자이는 1년여의 전사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지성(eXra intelligence)’의 약자였던 자이는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eXperience inspiration)’의 축약어로 거듭났다. ‘고객의 삶에 대한 섬세한 통찰력으로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창조한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면서 GS건설은 ‘안전’과 ‘품질’, ‘소통’을 강조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결국 주택 시공, 고객 만족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었다.

이 같은 핵심 가치는 현장의 목소리를 강조하는 허윤홍 대표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이 리뉴얼은 이날 공개된 신규 로고 및 BI(브랜드 아이덴티티)뿐 아니라 그동안 개발된 ‘자이 보이스’, ‘자이 플러스’, ‘자이 북’으로도 나타난다.

자이 보이스는 동시번역앱, 자이 플러스는 데이터 기반 시공관리 시스템, 자이 북은 인공지능(AI) 기반 시공 메뉴얼이다. 그중 자이 보이스는 건설 현장 내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을 원하는 현장의 니즈(Needs)가 직접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아란 GS건설 디지털고객혁신담당은 “허윤홍 대표는 2024년 시무식에 참석하고 건설 프로젝트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중심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현업의 어려움에 집중해 건설업 본질에 기반해 본질을 찾는 자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자이 리뉴얼을 위해 각 사업본부가 참여한 프로젝트 코어 팀을 꾸리고 20여년간 업계 최고를 차지해온 자이 브랜드를 회복 및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아파트를 만드는 내부 임직원과 입주민들의 자부심이 자이의 근간이 된다는 인식하에 현장 직원과 자이 거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문과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보다 비용이나 향후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분양 고객’을 주로 겨냥했던 서비스의 대상은 ‘입주민’까지 확대됐다. 주로 입주 사전점검 시 하자보수에 그치던 사후서비스(AS) 범위도 넓어졌다. 일례로 기존 아파트 입주민과 조식서비스 운영사의 의견을 참고해 조식서비스 좌석을 예약할 수 있도록 자이홈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이용구 건축주택설계 담당은 “예약 서비스를 추가해 주민들은 식사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운영사는 식수가 보장돼 음식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윤홍 대표는 앞으로도 무리한 사업 확장을 경계하고 기존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허 대표는 “우리회사는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중동 플랜트 수주로 인한 손실과 검단 사고라는 두 번의 위기를 맞았다”면서 “전략적인 확장은 있을 수 있지만 과거 무리한 수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과거의 힘들었던 시기가 다시 오지 않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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