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꼴보기 싫어"...지는 '엑스(X)' 뜨는 '블루스카이'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 이후 엑스(X, 옛 트위터) 사용자 이탈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정치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는데 대한 우려가 원인으로 꼽힌다. 엑스의 대안으로 꼽히는 신생 앱 블루스카이의 사용자 수는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미국 대선 다음 날에만 11만5000명의 미국인이 엑스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이는 2022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날 이후로 가장 많은 수치다.

앞서 언론인과 배우, 음악가 등 유명인도 엑스를 공개 탈퇴한 바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월 13일 “머스크는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이끄는 확성기로 엑스를 활용했다”고 비판하며 엑스 사용을 공식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18일(현지 시간) 블루스카이는 플랫폼 가입자 수가 19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선거 이후 단 일주일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가 신규 가입했으며 지난 15일에는 신규 가입자가 하루 동안 무려 100만 명 늘어났다. 또 17일 기준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블루스카이 관계자는 테크크런치를 통해 “블루스카이의 신규 가입자 대부분이 미국과 캐나다, 영국인”이라며 좋아요, 구독 등 모든 참여 형태에서 신규 계정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루스카이 대변인 에밀리 리우에 따르면 지난 10월에만 약 850만 명이 플랫폼에 로그인했다.

블루스카이는 엑스와 마찬가지로 게시글 작성, 댓글 달기, 메시지 전송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2019년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의 ‘소셜미디어를 위한 개방적이고 분산된 표준’을 목표로 하는 내부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이후 2021년 별도 회사로 독립했으며 현재 제이 그레이버가 소유하고 있다.

2022년 8월 잭 도시는 “트위터가 회사가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자 가장 후회되는 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위터가 국가나 회사의 소유가 아닌 프로토콜 형태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회사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블루스카이 출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블루스카이는 잭 도시의 비전 아래 안전한 환경과 개방적 담론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공식 계정에는 “창작자에게 플랫폼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개발자에게 구축의 자유를, 사용자에게 경험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개방형 소셜 네트워크”라는 소개 글이 명시되어 있다.

실제로 블루스카이는 플랫폼이 소유한 중앙 집중식 서버가 아닌 독립 서버에서 운영된다. AT 프로토콜을 사용해 사용자에게 계정 소유권을 부여하고 사용자는 원하는 네트워크 공급자나 자체 서버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데이터 손실 없이 계정을 다른 서버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과 안전한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점이 블루스카이의 주된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엑스를 벗어난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체재라는 분석이 많다.

소셜미디어 분석가 악셀 브룬스는 블루스카이를 ‘엑스의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엑스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문제 계정을 차단하거나 정지시키는 유해 활동 단속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블루스카이는 트위터와 같은 SNS 경험을 원하지만 극우 활동이나 잘못된 정보, 증오 및 혐오 표현, 봇 등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피난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블루스카이의 급성장에도 여전히 엑스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포스트는 “블루스카이의 월간사용자가 크게 늘어났지만 아직 월간사용자가 3억1800만 명에 달하는 엑스에 뒤처져 있다”고 보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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