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고수익… 미국 의사도 ‘피부과’ 지원 급증


미국에서도 의사의 피부과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낮은 업무 강도와 높은 수익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5년간 의사 지망생들의 피부과 지원 건수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과대학 협의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피부과 레지던트 신청은 약 50% 증가했다. 특히 여성 지원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내셔널 레지던트 매칭 프로그램은 올해 피부과를 1순위로 선택한 지원자의 71%가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는 2년 전 63%보다 늘어난 수치다.

WSJ은 젊은 세대의 의사들은 이전 세대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고 있으며, 피부과가 이 조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피부과는 응급 상황이 드물어 밤과 주말에 대기하는 경우가 적고, 유연한 근무가 가능해 특히 여성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36세 피부과 의사 주브리츠키는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일주일에 단 3일 오전 8시~오후 4시에만 환자 진료를 본다. 그녀는 “피부과 의사는 일주일에 40시간씩 일반인처럼 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타 분야 의사보다 연봉도 높다. 메디컬그룹 관리협회가 미국 의사 15만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부과 의사의 연평균 소득은 54만 1,000달러(약 7억 5,000만 원)였다. 반면 소아과 의사의 연평균 소득인 그의 절반에 못 미치는 25만 8,000달러(약 3억 5,000만 원)로 나타났다.

WSJ은 최근 소셜 미디어(SNS)에서의 피부 관리 열풍이 피부과 의사의 매력을 더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피부과 의사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통해 피부 관리 제품을 홍보하며 큰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들의 홍보 게시글은 하나당 최대 3만 달러(약 4,000만 원)에 달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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