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르트링의 밝은 색상, 아이들 독살한다"


시리얼 후르트링이 미국 식품 업계의 정치적 화두로 떠올랐다. 인공 색소 사용 논란 때문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인의 만성 질환과 식품의 해로운 화학 물질과 싸우겠다고 공표하면서 본격화됐다.

2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후르트링의 제조사 WK 켈로그는 인공 식용 색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수개월간 비난을 받아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케네디 주니어는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인공 색소를 주요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기업들이 인공 색소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천연 색소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이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케네디는 지난 9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르트링의 밝은 색상이 우리 아이들을 독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켈로그는 이에 대해 “자사 시리얼에 사용된 색소는 전 세계 과학기관에서 안전을 입증받았다”며 반박했다. “모든 재료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며, 성분을 투명하게 표시해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미국 식료품점에서는 인공 색소가 사용된 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피클, 파이 크러스트, 가공육 등 대부분의 식품에 시각적 효과를 더하기 위해 색소가 사용된다. 그중 아이들이 주로 섭취하는 후르트링과 스키틀즈, M&M’s 같은 제품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15년 켈로그는 2018년까지 시리얼에서 인공 색소를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공색소 규제가 엄격한 국가에만 천연 색소 제품을 수출하고, 미국에서는 여전히 인공 색소가 포함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와 유럽 일부 국가에는 인공 색소 대신 당근이나 수박, 블루베리 주스 등 천연 재료로 색을 내고 있다.

켈로그 대변인은 이에 대해 “소비자의 선호도가 시장마다 다르므로 그에 따른 대체 버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품 기업가 제이슨 카프는 지난 3월 켈로그를 두고 "미국인에게는 열등하고 독성이 강한 시리얼을 제공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더 안전한 시리얼을 판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이슨 카프는 최근 소비자 운동가 바니 하리와 함께 미시간주에 위치한 켈로그 본사를 방문해 “인공 색소를 제거하라”는 수십만 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WSJ은 인공 색소 논란이 심화하면서 켈로그뿐만 아니라 마스, 제너럴 밀스와 같은 대형 식품업체들까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업체 모두 인공 색소가 들어간 식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캘리포니아주는 식용 색소를 포함한 특정 식품 첨가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두 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에는 주 공립학교에 제공되는 식품 중 6가지 염색제를 금지한 바 있다. 이는 다른 주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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