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여대 출신은 걸러야···며느리도 절대 안돼” 산인공 이사장의 도넘은 발언 논란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SNS 글 논란
“블라인드 채용이라도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어”,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아”
이 이사장 논란 확산되자 "표현 적절치 못해" 사과 후 게시글 삭제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한경DB)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학교 측과 학생 대표 간의 마찰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는 가운데,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 이 대학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생각”이라는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의 SNS 게시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6일 이 이사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이 이사장이 선물로 받은 ‘매너의 역사’라는 책을 소개하며 글을 이어갔다.

게시글에는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함에 있어, 인재경영부서에 특별히 요청한 사항이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인성, 직장 매너에 관한 객관적 측정을 강화하고 채용 프로세스에 포함하도록 주문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약 100명에 가까운 일반직, 연구직 신입사원을 최종 선발했다. 12월부터 2주간 새로 문을 연 강릉 미래교육원에서 신입사원 연수과정을 하게 되는데, 이때 기관장 특강시간도 예정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최근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학교와 학생 간 마찰이 빚어진 동덕여대가 연상되는 글을 게재했다.

이우영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SNS(페이스북) 캡처화면

이 이사장은 “최근 서울 ㄷ여대 학생들의 교내 시설물 파손, 지워지지 않는 비가역적 낙서, 교수님이나 행정직원분들에 대한 폭력적 언행, 설립자 동상 훼손 등에 관한 뉴스를 접하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하면서 “아들을 둔 아비 입장에서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다행히 큰 며느리는 남녀공학 대학 출신의 반듯한 성품이고, 막내 아들이 최근 사귀고 있는 여친도 남녀공학 대학 출신의 참된 사람이라 다행)”고 언급했다.

현재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이 수년 간 확산되면서 안착돼 가는 분위기에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장이 작성한 글이라는 점이 논란을 재점화 하는 모양새다.

블라인드 채용은 출신지역·학력·성별·외모 등 편견이 개입되어 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요건을 제외하고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2017년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추진 방안 발표와 함께 2019년 7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인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법’이 국회 통과됐다.

이번 동덕여대 사태로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서는 “특정 여대 출신은 앞으로 거르겠다”는 글들이 올라오면서 정부가 성차별이 아닌지 실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검토는 학교 측에서 철회하면서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이나 시위 과정 중 발생한 ‘래커칠’로 입은 교내 피해 복구로 쟁점이 전환된 분위기다.

현재 이 이사장의 SNS 글은 삭제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