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세 전문가 10명 중 8명은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속세 완화가 향후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7∼29일 국내 상경계 대학교수, 국책·민간 연구기관 연구위원, 회계사·세무사 등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속세 개편 인식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2.1%는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매우 긍정적'은 35.9%, '다소 긍정적'은 46.2%였다.
상속세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묻자 '과세체계가 1999년 이후 오랫동안 개편되지 않아 국민 소득·자산 가격이 상승한 현실이 미반영됐다'가 33.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전문가의 73.6%는 상속세 완화가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또 65.1%는 한국 증시가 해외 주요국의 증시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의 62.2%는 한국 상속세제의 경쟁력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거나 보통(17.9%)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세율(39.9%), 글로벌 추세에 반하는 유산세형(재산총액 기준) 과세 방식(18.2%), 미흡한 인적공제(12.1%)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한경협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높은 세율과 글로벌 추세에 반하는 과세 체계가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경협이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3.4%는 상속세 완화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일반 국민들에 이어 조세 전문가 대다수도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해외 주요국들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완화한 것처럼 우리도 과세 체계 개편 등으로 기업 환경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