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뺐는 주 4.5일” CJ ENM 팀장급은 복지 축소, ‘커머스 패싱’도 논란

'CJ 무비 포럼'에서 발언 중인 윤상현 CJ ENM 대표. 사진=CJ ENM 제공
자칭 ‘비아이플러스’ 제도를 앞세운 주 4.5일 근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CJ ENM이 내년부터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혜택을 없앤다.

28일 엔터테인먼트 업계 및 회사 내부제보에 따르면 최근 CJ ENM은 팀장들에게 일괄적으로 메일을 발송했다.

2주에 한 번 격주 금요일에 회사 밖에서의 자유롭고 창의로운 활동을 보장해 사실상 주 4.5일 근무 효과가 있는 비아이플러스 제도를 팀장급 이상에게는 내년 1월부터 적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는 “먼저 팀장급 이상에게 적용하고 곧 일반 직원들에게도 시행할 것 같아 불안하다”며 “회사의 복지다운 복지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직을 고려해 봐야겠다”등의 반응이 터져나왔다.

이 제도는 시작 초기부터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과거 강호성 전 대표가 이 회사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이끌 때 윤상현 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커머스부문 직원들에게는 아예 비아이플러스 혜택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7월 엔터와 커머스간 시너지를 내겠다며 CJ E&M과 CJ 오쇼핑을 통합해 CJ ENM이 출범했지만 한 지붕 아래 다른 인사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같은 회사 맞느냐는 의구심을 키우기도 했다. 특히 양사 간 시너지가 지금까지 실적으로 나타난 사례가 거의 없어서 무리한 통합 아니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팀장 복지 박탈로 CJ ENM 직원들은 이른바 ‘줬다 뺏는’ 회사 측의 태도에 실망스럽다는 지적이다. 회사가 대외 홍보용으로 생색만 내고 복지를 일방적으로 축소하면 직원들의 상실감은 어떻게 보상하겠냐는 의미다.

CJ ENM이 한시적인 대외 보여주기식으로 이용한 복지는 또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이른바 워케이션을 위해 열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CJ ENM 제주점’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폐쇄한 이후 아예 폐점했다.

CJ ENM은 마이웨이식 직원 대하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구창근 당시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소환되는 등 구설에 올랐다.

특히 팬심을 무시한 비리PD 복귀로도 눈총을 샀다. 회사는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에 가담하고 기획사로부터 접대를 받아 감옥살이를 한 PD A씨를 직원 구조조정 시기에 복직하도록 허용해 큰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회사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회사 측로부터 그렇게 통보를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팀장의 경우에도 꼭 필요한 경우 상급자의 허가를 받아 비아이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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