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난 대한민국, 잘되는 게 없네” 생산·소비·투자 모두 감소

찬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1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머플러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한경 임형택기자
우리나라 10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지표가 5개월 만에 모두 줄어든 가운데 소매판매가 두 달째 줄고 건설 한파가 계속되는 등 내수 경기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가 113.0으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8월 1.1% 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9월(0.3%)부터 내리막길을 걸은데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4.0% 감소하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건설업 생산이 6개월 이상 감소한 것은 2008년 상반기 이후 무려 16년 4개월만이다.

광공업 생산의 경우 일부 공장 파업·화재 등 영향으로 자동차(-6.3%)에서 줄었지만 반도체(8.4%) 등에서 늘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패션 및 의류업계 역시 내수 침체에 이상고온 현상이 겹쳐 올해 3분기에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의류 패션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저하된 데다 이상 고온에 따른 가을·겨울 시즌 아우터(외투) 판매 둔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4%), 숙박·음식점(-1.9%)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3.1%), 보건·사회복지(1.8%) 등에서 늘며 0.3% 증가했다. 9월 0.8%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반전했다.
통계청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도소매업은 늦더위에 따른 난방용품 판매 감소, 9월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재화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0.4% 감소하면서 전달(-0.5%)에 이어 두 달째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4.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5.8%)는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5.4%) 등에서 줄며 전달보다 5.8% 감소했다. 올해 1월(-9.0%) 이후 최대 폭 감소로 집계됐다. 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서비스업 생산은 견조하지만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마이너스”라며 “설비투자는 좋은 모습으로 가고 있지만 건설쪽은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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